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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혈압, 당뇨와 같은 만성질환 환자를 보게 되면 진료실에서 식습관에 대한 질문을 한 번 정도는 하게 됩니다. 식사 관리는 잘하고 계신가요?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손사래를 치며 고기도 잘 안 먹고, 싱겁게 음식 간도 맞추고, 밀가루 음식도 주의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야기를 하다 보면 고령의 만성 환자들에서 고기 먹는 것에 대해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분들이 의외로 많다는 생각이 들게 됩니다.
아무래도 채식주의 식단이 건강에 좋다는 사회적 통념 때문에 상대적으로 육류가 포함된 식단이 건강에 나쁘다고 생각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육류를 과다 섭취하면 단백질 및 콜레스테롤의 섭취가 과도하게 되면서, 몸이 산성화되고 콜레스테롤 증가로 인해 비만, 고혈압, 당뇨, 동맥경화, 일부 암의 발생에 영향을 주게 되므로 틀린 이야기는 아니지요. 동물성 식품 섭취를 줄이고 충분하게 채식을 하게 되면 식이섬유, 항산화 물질, 불포화 지방산, 마그네슘 등 미량 영양소의 섭취가 높아지고 여러 만성 질환의 발병 위험을 낮추게 됩니다.
하지만 동물성 식품은 우리 몸에서 만들어내지 못하는 필수 아미노산을 골고루 포함하고 있고, 양질의 단백질은 체내 면역 기능을 높여주며, 육류에 포함된 지방의 적당한 섭취는 비타민 A, D, E, K 같은 지용성 비타민의 흡수를 도와주게 됩니다. 육류에는 철분, 칼슘, 엽산 등의 영양소도 포함되어, 채식 위주의 식사에서 놓칠 수 있는 영양소를 공급해 줄 수 있습니다.
2010년 초 한국인의 10명 중 7명 이상은 고기를 권장량 이하로 섭취하는 것으로 보고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젊은 사람들, 특히 남성은 오히려 단백질을 과잉 섭취하고 있다고 보고되고 있지요. 하지만 노년층으로 갈수록 육류 권장량 섭취 비율이 줄어들게 됩니다. 특히 65세 이상의 여성이 육류를 권장량으로 섭취하는 비율은 10% 이하로 알려져 있습니다. 분명히 음식 조절은 잘 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는데, 몸에 좋다는 특정 음식만 과하게 먹거나, 육류를 과도하게 피한다거나, 한 방향으로 치우친 식사를 하고 있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사실 적당하게 육류와 어패류, 채소, 과일이 어울러진 균형 잡힌 식사가 가장 좋은데 말입니다.
하루 섭취 권장량의 육류를 포함한 식단은 어렵지 않습니다. 나이와 성별에 따라 약간 차이가 있는데, 끼니마다 계란, 두부, 생선, 육류를 번갈아 식단에 넣어서 구성한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두부 1/3모, 생선 반 토막, 손바닥만한 육류를 돌아가면서 반찬으로 먹으면 충분한 단백질 섭취가 가능합니다.
물론 요즘 시대에 이 정도의 양도 안 먹는 사람이 있냐고 하겠지만, 제 진료실에 오는 당뇨, 고혈압을 가진 고령 환자 중에는 고기를 되도록 안 먹어야 한다는 편견을 가진 분들이 적지 않습니다. 오늘 이 글을 읽고 식사를 준비할 때 본인의 식단이 적당하게 구성되어 있는지 한번 고민해보는 것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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