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검색

통합 검색

[22.01] 치매예방약? 뇌영양제? 주세요 - 김종엽 원장
  • 작성자 관리자
  • 조회수 20
2025-05-05 23:40:10

진료를 보고 나가시던 어느 환자분께서 조심스럽게 말을 꺼내신다. “주위에 다들 치매 예방해 주는 약을 먹고 있는데 나만 안 먹으니 괜히 치매에 걸릴까봐 걱정이 된다”, “치매에 걸리면 아이들에게도 짐이 되고…”라고 하시며 약을 처방 받아 먹고 싶다고 하셨다.

요즘 ‘뇌 영양제’, ‘치매예방약’, ‘정신부활약’이라고 불리는 ‘콜린알포세레이트’를 처방해 달라는 분들이 꽤 많이 있다.이 ‘콜린알포세레이트’의 작년 우리나라 판매액이 1933억원에 이르고, 총 약판매 순위의 10위 안에 들 정도라고 하니 그 인기가 얼마나 큰지 짐작해 볼 수 있다. 이 엄청난 인기의 이유로 고령화로 노인인구의 증가, 치매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 주위에 이 약을 먹고 ‘머리가 맑아지고 기억력이 좋아진 것 같다’라는 개인적 경험에 기반한 입소문 등을 꼽을 수 있다.

우리 몸에서 아세틸콜린이 부족해지면 인지 기능이나 기억능력에 문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보충을 해주거나(콜린알포세레이트), 분해를 막아주는 치료(아세틸콜린 분해효소 억제제)를 해야 한다. 초기 노인성 치매 환자 또는 인지장애가 있는 노인에서 ‘콜린알포세레이트‘를 복용하면 증상 개선이나 병의 진행을 늦추는데 어느 정도 약간의 도움을 줄 수 있다. 하지만 인지장애가 없는 일반인에서는 치료 효과나 이득이 입증되지 않았다. 또 다른 문제로 이러한 분들에서 의료보험으로 처방을 하게 되면 본인 의무 기록에 ‘경증 치매’, ‘인지장애’의 의사 진단 소견이 들어가야 하기 때문에 허위기록 또는 위법의 소지가 있다. 즉, 인지장애나 치매환자가 아닌 일반인에게 ‘콜린알포세레이트’ 사용은 효과를 기대해 볼 수 없으며, 남용의 소지가 있으므로 임상적으로 추천되지 않음을 강조하고 싶다.

사실 치매의 예방 및 관리에는 약 한 알보다 더 중요한 것들이 많이 알려져 있다. 규칙적인 운동, 균형 잡힌 식사, 적절한 대인관계 및 사회활동 유지, 올바른 두뇌 사용 자극 등이 바로 그것이다. 그밖에 강조하고 싶은 것이 몇 가지 있다.

첫째로, 과도한 음주이다. 알코올성 치매는 전체 치매의 10% 정도로 알려져 있지만, 실제로 더 많을 것으로 생각되고 있다. 젊어서 많은 음주를 오랜 기간 해왔던 분들에서 (쉽게 알아차리지 못할 정도로) 서서히 쓰는 단어가 줄어들고, 기억력과 인지 기능이 떨어지고, 심지어는 폭력성이 증가되는 등의 증상이 진행되다가 뒤늦게 알코올성 치매로 진단받고 후회하는 경우를 종종 보게 된다. 그래서 진료를 할 때 과도한 음주를 하시는 분들에게 간(肝)만 걱정할 것이 아니라 뇌(腦)도 조심하셔야 된다고 강조해 드리곤 한다.

둘째로, 우울증 진단 및 치료이다. 우울증이 있으면 치매 발생이 2.5% 정도 증가한다.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티졸의 지속적인 상승으로 뇌 해마 부위가 손상되어 인지 및 기억 기능이 저하되어 치매로 오인되는 경우도 있으니 치료 가능한 우울증 증상을 가볍게 넘겨서는 안 될 것이다.마지막으로, 주위의 관심과 지지이다. 경한 인지장애, 기억력 장애 등이 있는 초기 치매 상태의 노인에게 조기 진단과 치료는 병의 진행을 늦추고 경과를 좋아지게 할 수 있으므로, 주위 분들의 애정 어린 관심과 적극적인 지지가 아주 중요하다.

내일내과 칼럼 (2022년 1월)글쓴이: 김종엽 원장

댓글 0

답글 보기
  • 답글
답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