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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 20일은 간의 날이었습니다. 간의 날은 대한간학회가 2000년부터 제정하여 올해 벌써 21회째를 맞고 있습니다. 간은 3천억 개가 넘는 세포로 이루어진 인체에서 가장 큰 장기로, 체내물질을 저장하고 처리하는 화학공장으로 불립니다. 대표적인 간의 역할들은 첫째, 에너지 저장고의 역할입니다. 소장과 대장에서 흡수된 모든 물질은 간으로 모여 영양성분들이 간세포에 저장이 됩니다. 둘째, 해독작용을 합니다. 간은 각종 약물이나 술과 같은 독성물질들을 분해하여 배설형태로 바꿔 소변이나 담즙으로 배출합니다. 세 번째, 혈액을 생산을 하는 골수외 조혈기관 역할을 하며 응고인자등 혈액의 중요한 물질생산을 담당합니다. 네 번째, 소장과 대장을 통해 들어온 세균을 잡아먹는 살균작용을 합니다. 따라서 간기능이 저하된 만성간염 환자나 간경화 환자는 에너지결핍이나, 체내독소에 의한 만성피로, 그리고 빈혈이나 출혈경향을 보이게 되고, 감염에도 취약한 상태가 됩니다. 간기능의 70% 이상이 손상이 되어서야 이와 같은 증상이 나타나기 때문에, 간은 ‘침묵의 장기’로 알려져 있습니다. 만약 이런 증상이 나타났다면 이미 심각한 간질환이 진행된 것입니다. 그래서 이런 자각증상이 없을 때부터 꾸준한 간 관리가 필요합니다.
국내 주요 간질환은 만성 B형간염, 간경변증, 알코올성 간염, 지방간 그리고 간암 등이 있습니다. C형간염의 경우에는 direct-acting antiviral agent(DAA)의 개발로 99%의 혁신적인 완치율을 보이고 있으나, B형간염의 경우는 아직 완치가 불가능합니다. 그러나 효과적인 B형간염 항바이러스제의 개발과 간초음파의 급여화, 간암검진 이용율 증가로 치료환경은 많이 좋아지고 있습니다. 간경화는 간염바이러스와 알코올 간염 등이 장기간 지속되면서 간조직이 단단하게 섬유화가 되고 간의 기능이 저하된 상태를 말하며 복수, 정맥류 출혈, 간암 발생 등 다양한 합병증이 발생합니다. 간암은 간을 이루고 있는 간세포에서 생겨난 악성종양으로 간암 사망률은 OECD국가중 1위(2015년기준)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간암은 상당부분 암이 진행되었더라도 특별한 증상이 느껴지지 않을 수 있어서, B형간염, C형간염 등 간암이 생길 위험성이 높은 사람은 복부초음파와 혈액검사를 통한 정기검진을 3개월~6개월 마다 받는 것이 중요합니다. 외래에서 흔하게 접하게 되는 간질환인 알코올성 간질환과 지방간 그리고 비알콜성 지방간과 지방간염 역시 침묵의 장기 답게, 임상증상 없이 혈액검사로만 진단이 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자각 증상이 없어도 치료하지 않으면 간경화, 간암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적절한 치료가 꼭 필요합니다.
장기간의 과다한 음주로 인해서 발생하는 간질환은 개인차이가 있으나 보통 남성은 하루 소주20g(2잔)이상, 여자는 하루 소주 10g(1잔) 이하에서는 안전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지방간의 대부분은 임상적 치료가 필요하지 않지만, 심한 지방간의 경우 간경화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아 금주, 체중 감량, 식사요법, 유산소운동 등 적절한 생활습관 교정과 약물치료가 필수적입니다.
코로나 유행이 잦아들고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될 것으로 기대됨에 따라, 늘어나는 술자리와 회식으로 간을 혹사시키는 일이 없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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